[해운대아트센터] 예술의 시간, debris - 2022. 12. 16. (금). - 12. 23. (금).
해운대아트센터
부산
2022-12-16~2022-12-23

 

해운대 아트센터 기획_ 예술의 시간, debris

 

전시 제목: 해운대 아트센터 기획_ 예술의 시간, debris

전시 기간: 2022. 12. 16 Fri ~ 12. 23 Fri

전시 장소: 해운대아트센터 부산시 해운대구 중동 1510-1 5F TEL : 051-747-7042

참여 작가:

강태웅, 권주안, 김인옥, 김진원, 김현주, 배정혜, 신정재, 심영진,

양태근, 유영미, 유혜경, 이현권, 이현성, 주 희, 최혜인, 황정희 (16)

 

기획 의도: 올 해 해운대 아트센터의 마지막 전시는  '작가의 작업과 작품의 잔여물에 관한 이야기를 주제로 기획된 <예술의 시간, debris>이다.

 

회화, 조각, 설치 등 다양한 작업을 하는 16명의 작가들이 선보이는 이 프로젝트는 작업과정에서 나오는 잔여물 또는 폐기물에 관한 이야기이다. 작가의 작품은 필연적으로 작업하는 과정에서 쓰레기를 발생 시킨다. 이러한 작업 부산물 또는 잔여물을 완성된 작품과 함께 재조명하며 그에 관한 다양한 에피소드를 이야기해보자 한다.

해운대아트센터관장 미술학박사 김인옥

 

 

예술의 시간, debris

-예술과 주변성에 대한 단상-

 

예술에 있어 주변성은 고요하지 않다. 서양 근대 회화는 미술계의 중심, 당시 아카데미즘의 견고한 도상에 대항함으로 시작되었다. 넓은 의미의 주변성의 움직임은 굳은 관습에 반기를 든 인상주의지만, 적극적인 저항과 탐구는 초현실주의와 함께 움직인 다다(Dada)의 광적인 운동이 시작점이다. 관념과 심리 전 영역에서 펼쳐진 아방가르드 광기는 예술을 지배하고 있는 어떤 권력도 남겨 두지 않겠다며 끝없이 전진했고, 그들이 움직인 삶의 여정은 다방면으로 시각화되었다. 이 거대한 물결의 예술가의 군들은 중심에 대한 욕망과 유혹에 다양하게 반응하였다. 어떤 이들은 강박적인 발작과 저항으로, 어떤 이들은 욕망의 폭풍 자체를, 또 어떤 이들은 초월적 관념의 세계에 예술의 위치를 정하였다. 공통적인 지점은 그들이 어느 위치에 있던지 아카데미즘의 시각 권력에 압도되지 않았으며, 중심에 안주하지 않고 주변성의 위치를 잊지 않았다는 것이다. , 그들에게 주변성은 정적인 자리가 아니라 예술 본유의 역동이었으며, 이로써 그들의 운동은 예술계의 본질적인 유산이 되었다.

이 주변성에 대한 탐구에서 재료역시 특별함에 대한 경계가 사라졌다. 예술이라는 아우라(aura)를 위해 특별한 재료가 그 이유가 될 수가 없는 것이다. 가치 없거나 쓸모없는 재료, 일상의 평범한 오브제들도 예술가의 손길이 닿으면 작품이 되는 시대이다. 당시에 악명 높았던 뒤샹(Marcel Duchamp)의 변기(fountain, 1917)의 파고는 여전히 유효하다. 이는 단순한 예술가의 오만이 아니다. 오히려 심리적으로는 그 반대이다. 모든 인간이 그렇듯, 중심으로 향하는 욕망을 가진 예술가에게 이 역사적 사건은 욕망의 환상을 객관화하거나 해체시키는 무거운 닻인 것이다.

 

이제 주변성은 변수가 아니며 상수이며, 현재는 하나의 클리셰 같기도 하다. 매너리즘처럼 관습적인 자리를 차지한 주변성의 서사는 현 권력의 자리에, 아니면 과거 반미학 운동을 추억하는 메마른 위치에 있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주변성에 대한 예술의 관심은 유효하다. 발터 벤야민이 말한 기술복제 시대를 지나 알고리즘이 감각과 사유를 지배하는 현 시대에 인간성의 확인 및 존재의 확장은 경계와 경계 밖의 장소를 추구하는 예술의 자세로부터 나오기 때문이다.

 

 

 

예술평론,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이현권